40대 주부 이주리씨는 지난 5월 가구업체 한샘의 주식 400주를 매입했다. 당시 2만7,000원 가량했던 주가는 2ㆍ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해서 3만8,000원까지 상승했다. 한샘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90.6% 증가한 196억원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씨의 주식계좌에 찍힌 수익률은 40.74%. 이씨는 2개월 만에 높은 수익을 보며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2개월 동안 2.6% 하락하며 뒷걸음질친 만큼 하락장에서 눈에 띄는 투자 성과를 이룬 셈이다.
국내 주요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국면을 맞으면서 이제 투자자의 눈은 3분기 '어닝 시즌'으로 향했다. 3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기업을 미리 체크해 투자에 나서보자. 시장의 눈높이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기업들을 점검해 본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2ㆍ4분기에 차별화된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 흐름도 상반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했던 10조원을 넘기지 못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현대차는 2분기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LG하우시스, LG디스플레이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들은 강세를 나타낸 반면 CJ제일제당, 제일모직 등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들의 주가는 여지없이 큰 조정을 받았다.
3분기 역시 분위기는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일본의 엔저 현상 등이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차별화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흐름이 회복되는 징후가 아직 적은 데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3분기에는 주요 종목 가운데 실적을 기준으로 삼아 '투자의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에는 그 동안 주목 받지 않던 종목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를 추정할 수 있는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LS(161%), LG전자(153%), 만도(149%), 두산인프라코어(144%) 등 4개 업체가 지난해보다 100% 이상 증가한 3ㆍ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0.53% 증가한 14조9,163억원, 영업이익은 153.18% 늘어난 3,5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기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최근 신형 스마트폰 '옵티머스G2'의 사양과 디자인을 공개했다"며 "3분기부터 북미 4대 통신사를 포함해 전세계 130여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되는 만큼 판매량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S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2조9,759억원, 영업이익은 161.78% 늘어난 1,4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는 전력시스템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동차 사업부의 실적 증대도 기대된다"며 "또 중국 다렌 법인의 실적 회복이 예상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만도 역시 3분기에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만도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6.33% 증가한 1조3,758억원, 영업이익이 149.31% 늘어난 78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이 6.2%를 기록, 최근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현대ㆍ기아차의 가동률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3분기에도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중국 시장의 회복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3분기 매출은 6.45% 증가한 1조9,793억원, 영업이익은 144.25% 늘어난 8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건설기계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 실적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던 중국 굴삭기 판매가 하반기에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CJ E&M의 수익성 증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CJ E&M은 3ㆍ4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0.58% 증가한 4,115억원, 영업이익이 85.26% 늘어난 19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부문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내 5개 게임을 보유하는 등 게임 라인업이 양호한 데다 영화 '설국열차', '감기' 등 대작의 흥행으로 인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또 음악부문에서 적자폭이 축소되며 수익성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그 밖에도 효성(99.33%), LG이노텍(99.16%), 신세계(97.01%), 한국금융지주(94.48%), SK텔레콤(93.94%), 현대산업(93.56%) 등이 지난해보다 100% 가까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물산도 매력덩어리네 김동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