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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 고온·모래바람 뚫고 씽씽

현대차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 가보니

미국 캘리포니아시티의 현대자동차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내년 4~5월 북미 지역 출시를 앞둔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섭씨25도 안팎의 따가운 햇살이 내리 꽂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시티의 현대자동차 모하비 주행시험장. 저 멀리서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자동차 한 대가 사막의 모래 바람을 가르며 달려온다. 수백 미터를 질주해 온 이 차는 갑자기 제동을 걸며 위험한 장애물이라도 피하듯 '끼이익' 소리와 함께 옆으로 비켜난다.

13일(현지시간) 1,770만㎡(535만평)의 드넓은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는 내년 4~5월 북미 지역 출시를 앞둔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막바지 성능시험이 한창이었다. 주행시험을 시현한 김준엽 책임연구원은 "북미 지역은 특히 고속도로를 달릴 때 길 한복판으로 야생동물이 튀어나오는 등 급하게 장애물을 피해야 할 때가 흔하다"며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횡방향으로 1.8m 이상을 튕겨나가야 하는 북미의 법규 시험 통과 여부를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시장에 나오는 모든 현대·기아차는 판매에 앞서 이곳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성능 시험을 거친다. 11개 시험로의 길이를 합치면 무려 61㎞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곽병철 책임연구원은 "평균 온도만 39도에 달하고 7~8월에는 최대 54도까지 올라가는 주행시험장"이라며 "차량이 엄청난 일조량과 극심한 더위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내구 성능과 함께 신형 제네시스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주행감(R&H·Ride&Handling)이다. 이를 점검하는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핸들링 시험로(winding road)'는 급격한 커브가 쉼 없이 이어지고 험준한 산맥이 많은 미국의 지형 조건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신영곤 책임연구원은 "통상 반비례 관계의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 사이에서 두 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고 극대화하는 포인트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며 "렉서스처럼 부드러운 차가 아닌 단단하면서도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주행감을 구현하는 BMW 같은 유럽 브랜드가 신형 제네시스의 타깃"이라고 전했다.



주행시험장 한쪽에서는 차체와 범퍼ㆍ헤드램프 등 부품이 특수 제작된 기기에 매달려 태양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태양광과 자외선에 차량 부품을 노출시켜 색상과 형태의 변형을 점검하는 '재료 환경 시험'이다. 웬만한 지역의 연간 일조량을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쏟아내 지구상의 어떤 극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여대의 신형 제네시스가 총 누적거리 260만㎞에 달하는 모하비 주행시험장 테스트를 통해 완벽한 현지 적합 성능을 확보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견인하는 핵심무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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