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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관광주간, 치유와 성찰 계기로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가져다준 눈물과 아픔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각자의 소임과 책무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처음으로 '관광주간'을 설정하고 가족의 행복과 친구들의 관계증진, 자기성찰·자아실현의 기회를 마련하는 일들이 안전과 본분의 이행이라는 절대적 선행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재인식하게 했다.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오월로 이어지는 날들은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꽃과 신록이 싱그럽게 수놓는 가운데 가정의 달이면서 공휴일이 이어져 있어 여가와 여행에는 그만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오월의 여행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5월1~11일 '관광주간'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기획했다. 향후 관광주간은 여행에 적합한 5월과 9월에 국내 관광 촉진과 지역 경제를 살리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광업계가 함께 협력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미국·영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관광주간을 통해 국민의 참여와 경제 효과도 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 시행 이후 1인당 숙박여행은 1.2일, 국민 국내 관광 지출액은 1조1,000억엔이 증가했고 중국은 춘제(1월31일~2월6일)·노동절(5월1~3일)·국경절(10월1~7일)을 포함한 황금주간의 관광수입이 연간 관광시장 총수입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이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서비스 업종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행의 2013국민계정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6,205달러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장차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지표만으로는 과거 어느 때보다 희망찬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도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1인당 평균 숙박여행 횟수는 2.1회로 프랑스 4.4회, 일본 2.4회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관광이 국민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나갔으면 한다. 관광·여가·여행의 일상화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MS 설립자 빌 게이츠는 여행과 걷기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이라 정의했다. 놀이를 통해 문화를 해석하고 놀이가 갖는 창조적 잠재력을 강조한 것이다. 관광과 여행을 창조적인 놀이로서 바라볼 때다.

관광은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매개요소다. 우리 사회는 단기간의 고속 성장을 이뤄온 이면에 안전에 대해 설마 하는 소홀한 인식, 높은 자살률, 일 중독, 장시간 근로 등이 그늘로 드리워져 있으며 국가 차원의 심각한 장애요소로 제기되고 있다.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창조적인 일탈을 위한 휴식·충전과 치유가 필요하다. 아울러 가족·친지·조직의 문화에 있어 새롭게 관계 증진과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온 국민이 안고 있는 트라우마도 치유돼야 한다.

관광은 산업으로서의 경제효과뿐 아니라 그에 앞서서 삶의 질과 진정한 국민 행복구현이라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내포한다. 오늘날 관광은 산업·교육·환경·자연·인문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릇으로 작용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의 새로운 발전과 품격 높은 문화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신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관광은 여가의 선용과 충전, 경제활력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핵심요소다. 관광주간을 계기로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의 성장기반을 만들고 국민 모두의 치유·성찰과 새로운 다짐으로 이어지도록 함께하고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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