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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둘러싼 12일 여야 대치는 이날 오후4시 넘어 '16일 본회의 처리 합의'가 나오기까지 긴박하게 흘러갔다.
◇평행선 달린 여야=오전8시30분 국회로 출근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정의화 의장의 집무실로 향했다. 새누리당의 본회의 단독개최를 반대하는 정 의장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9시께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의장 집무실에 들어서면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성사됐다.
정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최를 원하는 새누리당과 오는 23~24일 본회의 개최를 원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을 절충해 일정을 연기하되 설 연휴 전인 13일, 16일에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수렴에 나섰다. 오전10시에 시작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는 본회의 일정을 연기하자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지금 야당이 당초에 합의한 약속을 어겨가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원내지도부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고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셔서 우리 전열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10시30분에 시작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인준동의안을) 일방처리해서는 안 되고 이것은 전례도 없는 일"이라며 여당의 이 후보자의 인준 강행 방침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오전 국회 대변인을 통해 본회의는 이날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여당 단독처리=그러나 오후 들어 진행된 여야 원내지도부의 회동도 다시 성과 없이 끝나자 새누리당은 본회의 예정시간(2시) 전인 1시50분에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 같은 방침을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통보했다.
특위 회의장에서 한선교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를 시작하자 진성준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서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새누리당 단독으로 진행된 특위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16일로 타협, 여야 절충 결과=오후에 다시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들의 뜻을 모은 여야는 지도부 간 물밑협상을 이어갔다. 예정된 시간인 2시부터 본회의장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여 한때 인준안에 대한 단독처리가 점쳐졌으나 결국 여야는 오후4시께 16일에 본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 시기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야의 복잡한 셈법이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청와대는 설 연휴 전까지 조속한 총리 임명과 개각을 계획했다. 새누리당 역시 한발 물러서는 대신 설 연휴 전에는 인준안 처리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가족·친지들 간 만남을 통해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설 연휴 전까지 당청을 향해 악화된 민심을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도 설 연휴 이후로 인준안 처리를 미루자는 입장 관철에는 실패했으나 처리 시기를 일부 늦춤으로써 명분을 챙긴 결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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