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지표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을 방문해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강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이 무색할 정도다.
23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이 시장조사 업체 마킷과 공동 조사한 9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0을 기록해 지난 2009년 3월 이후 6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7월부터 3개월 연속 경기판단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냉각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외부수요는 물론 내부수요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더 강력한 추가 경기부양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제조업지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 구조개혁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지안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서비스 섹터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보다 많은 재정 및 통화부양책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중국 경제전망에 긍정적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성장둔화 위험성을 경고하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의 경제둔화가 예상보다 더 큰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같은 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7.2%에서 6.8%로 하향 조정한 데 대해 "예상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전 세계가 저성장 구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오는 2018년에는 5% 후반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작성한 '중국경제 보고서'에서 △노동인구 감소 △자본비중 하락 △생산성 저하로 2016년 6.4%, 2017년 6.1%, 2018년 5.8% 등으로 성장률이 매년 0.3%포인트씩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정부의 증시개입, 급격한 위안화 절하 등이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하는 한편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7% 성장률 달성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펴겠지만 통화량 급증과 자본이탈 압력 등으로 제한적 수준의 부양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환율정책과 관련해서는 최근 위안화 절하의 파장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 경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원화에 대한 위안화 평가절하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며 한국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극히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중국의 내수가 1%포인트 줄어들면 한국 경제는 0.17∼0.18%포인트 정도의 성장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