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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8ㆍ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지 한달 가까이 지나면서 재건축 추진단지는 물론 강남권 일반 아파트 가격 거품도 걷히는 등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급격한 호가 하락은 아니지만 하락세가 뚜렷한데다 일부 단지들에서는 급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5일 일선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 가격 급락에도 별로 움직임이 없던 강남권 아파트들이 대형평형을 중심으로 호가 하락 조짐을 보이는 추세다. 한때 21억원까지 값이 치솟았던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79평형의 경우 최근 2억원 정도 낮춘 19억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정부 대책발표 이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10% 정도 가격이 내린 상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은 집주인들이 ‘좀더 지켜보자’며 관망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가끔 가격을 낮춰 팔아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집주인들의 매도심리도 커지고 있다. 서초동 D공인 관계자는 “급매물 중 상당수가 대출 비율이 높고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들”이라며 “대출금리가 오르기 전에 집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재건축 추진단지들의 가격하락세도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31평형의 경우 호가는 7억원선이지만 이보다 6,000만원 정도 낮은 6억4,000만원선에 나온 급매물도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10억원을 웃돌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17평형도 현재 8억2,000만~8억3,000만원까지 값이 내렸으며 대책 발표 이전 5억2,000만원선이던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16평형은 4억원대 초반에 매물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등 1억원 이상 값이 빠졌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없다보니 당분간은 가격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추석이 지나면서 아예 장기 보유하든지, 세금 중과세를 피해 처분하겠다는 분위기로 양분되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세가 실종돼 거래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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