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동아시아 재단(이사장 공로명)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의 위협요인 평가’ 세미나에서 “미국은 한국이 주변국들과 강건한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보다 적극적 역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미국 측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셀 차관보는 “한중관계의 번영은 역내 모든 동맹국에 안정과 통합의 힘이 되고 있으며 미국의 능동적인 역내 관여정책이 유익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1990년대초 유엔에 근무할 때 한·중수교를 위한 초기 접촉을 촉진하는 작은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더욱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러셀 차관보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하면서도 “양국은 모두 미국의 긴요한 동맹국들로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강력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일, 한미일 협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차원 때문이 아니라 공통의 이해와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증진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또한 한미 안보협력의 일환으로 미사일방어(MD)의 투자 분담을 공개적으로 거론, 앞으로 논란을 예고했다. 그는 또 “한미 간 안보협력은 MD 및 정보 감시·정찰능력과 관련된 투자분담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군사관계의 핵심적 현대화를 이행해야 한다”며 “이는 장비와 훈련을 보강하고 상호운용성을 높이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문제에 대해 “지난 2년간 양국 교역량이 1,250억 달러 증가할 정도로 이번 협정은 양국 모두에게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주는 협정”이라며 “다만 협정의 전면이행이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몇 가지 조항들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경제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하고 “FTA가 완전 발효된다면 무역이 촉진되고 수출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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