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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작가들 '그리움'을 얘기하다

'…동아시아 현대미술'展 27일까지

빛 바랜 흑백 사진 속에는 젊은 군인 다섯 명이 앉아있다. 무표정하다. 그 옆에는 빈 의자와 함께 한 중년 남성의 사진이 있다. 세월이 흘렀지만 공허함은 여전하다. 중국작가 하이보의 '그들(They)' 연작이다. 작가는 옛 사진에 담긴 인물들을 찾아가 다시 사진으로 기록했다. 인간과 문명, 권위와 역사 등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작가는 휴머니즘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한다. 작품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이 서울 중구 수하동으로 문화센터를 옮긴 뒤 첫 전시로 마련한 '그리움, 동아시아 현대미술'전에서 만날 수 있다. 문화적ㆍ지리적 유사성을 지니고 있으나 각각의 색깔이 분명한 한국과 중국, 일본. 이번 전시는 이 세 나라를 동시에 관통하는 정서인 그리움(Nostalgia)을 주제로 삼았다. 그리움은 근대 이후 급속한 정치, 사회, 문화적 변화를 겪으며 과거와 단절돼 버린 동아시아의 특수한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일본 모리미술관 큐레이터를 거쳐 중국현대미술상(CCAA)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선희 씨가 기획해 3개국 작가 4명씩 총 12명이 참여했다. 일본작가 사와다 도모코의 '학창시절' 연작에는 똑 같은 교복을 입은 똑 같은 얼굴의 여학생들이 등장한다. 작가가 조금씩 다른 머리 모양을 연출하고 분장해 합성한 사진들이다. "'수많은 나'이면서도 '내가 아닌 나'를 창조했다"는 작가는 사회 속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한국 작가의 작품은 우리 이야기라 더 흥미롭다. 등산을 좋아하는 정연두 작가는 '사춘기' 시리즈를 통해 모닥불 가에 모여앉아 노래하는 사람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통해 비밀스러운 기억을 되짚었다. 구민자는 하루 저녁 6명의 30대가 모여 밤새 나눈 사랑이야기에 대한 기록을 작품으로 남겼고 원성원은 7살 시절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동화 같은 합성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관객이 자신의 경험을 투영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27일까지. (02)2151-6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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