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을 열고 누리과정 예산과 예산안조정소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회동을 끝마쳤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에 대한 입장 차가 커 다른 사안은 논의조차 못한 것이다.
주례회동에 배석한 안 수석부대표는 회동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사자방 국정조사와 개헌특위 연내 구성을 요구했고 여당 반대로 진척이 없었다"며 "여당도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 처리를 주장했지만 우리가 사회적 합의체 구성을 주장해 합의 없이 끝이 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수석부대표는 '여야가 딜을 통해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사자방 국정조사와 개헌특위 구성 요구 중 하나만 받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당초 여야는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공무원연금과 사자방 국정조사는 '빅딜'의 성격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지만 물밑으로 '주고받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빅딜'설은 시기상조라며 안 수석부대표의 말을 일축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여야 모두 '빅딜'은 없다고 말한 상태에서 새누리당만 (주고받기를) 요구하겠느냐"며 "사자방 국정조사는 현재 당내에서도 검토하고 있고 아직 공식 결론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직 '빅딜'이라고 단정할 만큼 여야 간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자방 국정조사 이행 여부와 관련, 여야 이견보다도 여당 내의 조율이 안 됐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어느 정도 사자방 국정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자칫 친박근혜계과 친이명박계의 집안싸움으로 흘러갈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수석부대표도 "친박·친이 문제라 여당 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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