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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 실적 바닥찍고 V자 회복세

엔고 진정세 이어 구조개선 작업도 효과 톡톡<br>전자부품·해운·자동차 등 수주 늘면서 부활 조짐


지난해 온갖 악재에 시달렸던 일본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드디어 바닥을 찍고 V자 회복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대다수 기업들이 올 4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이어지는 2012회계연도에 흑자전환 또는 이익증가를 예상하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전자부품 산업은 이미 올 들어 가파른 수주증가로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어닝시즌 초반인 지난 24일 현재 2011회계연도(2011.4~2012.3월)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기업 28개사 가운데 24개사가 2012년도 경상이익 증가를 예고했다고 25일 전했다. 이달 들어 2011년도 실적 전망치를 조정한 130개 기업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93개사는 예상실적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대지진과 태국 홍수의 타격, 엔고 등으로 줄줄이 적자경영에 빠지거나 이익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 들어 재해에 따른 생산차질에서 벗어나고 엔고가 다소 진정되는 등 경영여건이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진행해온 구조개선 작업도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V자형 회복을 노리는 대표적 분야는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니는 전자부품 산업이다. 대표 업체인 일본전산은 2012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30%가량 늘어난 950억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에 따르면 이미 TDK와 교세라ㆍ무라타제작소ㆍ일본전산ㆍ닛토덴코ㆍ알프스전기 등을 포함한 6대 전자부품 업체는 1~3월 총 8,400억엔 규모의 수주실적을 올리며 지난해 3월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0.4% 증가한 수준으로 수주 증가율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2010년 10~12월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잇단 신제품 출시,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수주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운업계도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서 올 회계연도에는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쇼센미쓰이ㆍ니혼유센ㆍ가와사키기센 등 3대 해운사는 2011년도에 총 1,000억엔을 웃도는 대규모 적자에 빠졌다. 하지만 2012년도에는 불필요한 자산매각과 업계제휴 등에 힘입어 니혼유센이 300억엔대의 경상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등 3사 모두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자동차가 올 회계연도에 전년도의 4배에 달하는 1조엔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전년도 대비 약 10% 이상 늘어난 700억엔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낸 대형 가전사들의 시련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일제히 추락한 일본 기업들의 국제신뢰도도 올해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관계자는 올해 실적회복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둔화와 취약한 가격경쟁력 때문에 자동차와 가전ㆍ해운업계를 중심으로 신뢰도 약세가 이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과 동일한 22개에 달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09년보다도 많은 13개 기업의 등급을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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