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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토교통부장관이 처음 해야 할 일

항공용어 중에 비행착각(飛行錯覺ㆍvertigo)이란 용어가 있다. 항공기 비행 중 조종사가 계기판을 믿기보다는 자신의 감각을 믿고 비행에 나서 사고를 초래하는 현상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계기판은 말 그대로 '주택거래 실종으로 인한 고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집값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중과, 분양가 상한제 등 시장 급등기에 도입한 규제 폐지에 발목을 잡고 있다. 침체된 시장이 주는 신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일단 '부동산'이라고 하면 '투기'와 동일시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1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7,070건으로 주저앉아 정부가 실거래가 신고제도를 도입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17일에 내정된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행히 침체된 시장을 정상화 하는 데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각만으로는 침체된 시장을 해결할 수는 없다. 계류된 법안 폐지를 위해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설득해야 할 것은 국회뿐만이 아니다. 현재 수요자들 사이에는 부동산 버블이 붕괴돼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 때문에 수요자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수요에 머물러 일부 지역의 전세 시세가 집값의 80%를 상회해도 주택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지난 대선에서 5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은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였던 베이비 부머들이 유일한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주택공약이 서민주거복지 강화와 하우스ㆍ렌트푸어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결국 거래 확대만이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만큼 서 내정자가 취임 후 시장에 제대로 된 신호와 확신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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