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인사 10여명에 대해 "혐의에 대한 상당성이 있다"며 이들의 출금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10여명의 범죄 혐의에 대해 경찰이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경찰의 '상당성' 표현은 10여명 인사들이 윤씨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이나 정황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경찰은 윤씨가 건설 시행업 등을 하면서 2000년 이후에만 사기나 간통 등으로 20여 차례나 입건됐지만 단 한번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씨와 지도층 인사의 친분관계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금까지 강행한 경찰이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면 앞으로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경찰은 아직까지 10여명의 구체적인 혐의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동영상 인물 특정에 실패한 상황이 더해져 경찰이 전략적으로 강수를 뒀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게다가 김 전 차관 등 고위공직자를 피의자로 만들면서까지 혐의 입증에 실패할 경우 경찰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수사를 '검찰 흠집 내기' 등 용도로 부풀렸다는 비난이 일어 검찰ㆍ경찰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