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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싸구려 저질 관광이 부른 중국의 해외여행규제

중국 정부가 저가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를 가하기로 해 우리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여유국은 헐값 해외여행을 규제하는 내용의 개정 여유법(관광법)을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첫 번째 조치로 이달 22일부터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10월7일까지 새 관광법을 위반한 저가 여행상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당장 중국의 황금연휴인 국경절(10월1일) 관광특수부터 불통이 튀게 생겼다.

새 관광법은 원가 이하의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여행상품에 명시한 요금 외에는 추가 요금을 받지 못하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패키지 여행상품 가격이 50% 정도 올라 중국 관광객도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 여객기 참사 이후 전세기 운항이 여의치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국 관광업계가 자초한 일이지만 우리도 책임이 없지 않다. 유커(遊客ㆍ중국 관광객)를 겨냥한 싸구려 관광상품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헐값에 관광객을 모집한 뒤 쇼핑 강매와 옵션상품 같은 추가 요금을 씌워 손해를 보전하는 것은 고질병이다. 4박5일짜리 제주관광에 50만원도 채 못 되는 상품도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 가격이니 정상적인 관광이 이뤄질 수 없음은 불 보듯 뻔하다.

유커를 빼고서는 관광산업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은 증가일로다. 올 들어서도 50% 늘어났다. 정부가 불법체류의 위험부담을 무릅쓰고서 복수 비자요건을 완화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제도를 아무리 개선해도 싸구려 저질 관광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중국의 새 관광법은 어쩌면 잘된 일일 수도 있다. 굳이 중국의 규제가 없더라도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지속적인 단속이 긴요하지만 무엇보다 합리적인 관광문화 정착에 업계 스스로 발벗고 나서야 한다. 눈앞의 수익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한류바람을 타고 모처럼 찾아온 황금기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관광업계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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