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지난 1987년 선대회장 타계 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은 차명주식을 법적 상속분에 맞게 반환하라"며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인 이씨는 이재현(52) CJ그룹 회장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씨는 삼성생명 주식 824만여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및 1억원을 이 회장에게 청구했다. 이씨는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도 삼성생명보험 주식 100주와 1억원을 우선 청구했다. 최근 삼성생명ㆍ삼성전자 주식 가격에 비춰보면 청구된 소송가액은 모두 7,138억여원에 이른다.
이씨는 소장에서 "선대회장이 생전에 다수 제3자들 명의로 신탁, 소유하던 재산인데 이건희 회장은 명의신탁 사실을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2008년 12월 실명전환을 계기로 삼성생명 주식 3,248만주를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법정 상속분대로 189분의48에 해당하는 824만여주와 배당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다만 삼성전자 차명주식(이씨 측 주장 약 57만주)은 실명전환 과정이 불분명한 상태라 보통주와 우선주 10주씩만 청구한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는 "1998년 12월 차명주주로부터 삼성에버랜드가 매입하는 형식으로 명의를 변경한 삼성생명 주식 3,447만주도 법정상속분에 따라 반환돼야 한다"며 "현재는 이 부분의 주식 명의변경 경위가 불분명해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는 일부인 100주만 청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는 차명재산에 대해 지난해 6월께 이 회장 측에서 보낸 문서를 통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은 두 차례에 걸쳐 이씨에게 건넨 문서에서 ▦삼성생명의 차명주식 등 차명재산은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적법하게 물려받았고 ▦10년이 넘게 차명주식을 점유, 관리했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들이 상속회복 청구권을 제기할 수 없으며 ▦2008년의 삼성특검 수사 당시 차명재산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상속분을 두고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내용을 이씨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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