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종목에서 245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한국에 런던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나라가 광복 이후 태극기를 앞세우고 처음 출전한 194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바로 런던이다. 당시 67명의 선수들은 국가 지원도 변변하게 받지 못한 가운데 각 종목에서 투혼을 발휘해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KOREA) 국호와 태극기를 알렸다. 한국이 단기간에 경제강국으로 도약하는 신화를 만들어낸 원동력은 바로 그러한 도전과 불굴의 정신이었다.
이번에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권 진입을 달성해 64년 전 선배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과 역도의 장미란은 올림픽 2연패의 낭보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양궁ㆍ사격ㆍ태권도 등의 효자종목들은 금메달 신화를 재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런던올림픽의 슬로건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자'다. 영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층의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경제올림픽 무대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금메달을 목표로 뛰고 있다. 대한상의가 국내 1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9%가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으며 언론매체를 통해 광고를 늘리겠다는 응답도 많았다. 개막식에만도 세계 120개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니 차제에 폭넓은 대화의 장이 열려 늪에 빠져 있는 세계경제에 희망적인 메시지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볼 만하다.
우리나라가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총 91개다. 이번 우리 선수들이 지난 4년 동안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굳은 각오를 보면 런던에서 100번째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민들은 깊어지는 경기불황과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어느 때보다 고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런던에서 전해질 감동의 드라마가 국민들의 짜증과 폭염을 한방에 날려버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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