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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아껴야 산다" 독일생산 원칙 포기

인기모델 카이옌 2016년부터 슬로바키아서 생산

독일의 고급차 제조업체인 포르쉐가 원가절감을 이유로 그동안 모든 차량 생산에 대해 고집해온 '메이드 인 독일' 원칙을 포기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포르쉐가 오는 2016년 이후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옌을 슬로바이카의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마티아스 뮈러 포르쉐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이옌은 현재 포르쉐 차량 판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대표 모델이다.

포르쉐가 완성차 생산공정을 해외로 이전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독일 차 브랜드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신흥시장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와중에도 포르쉐는 고급차 브랜드 이미지와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차량을 독일 내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을 고집해왔다. 카이옌의 경우도 대부분의 생산공정을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진행했지만 마지막 조립공정은 품질관리를 위해 반드시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마무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에 포르쉐가 2016년 이후 생산되는 카이옌의 모든 공정을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포르쉐의 오랜 제품전략이 궤도수정을 겪게 됐다. FT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원가절감을 위한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포르쉐와 폭스바겐그룹 전체의 생산과정 재구성의 일환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포르쉐의 이번 전략수정이 자국생산 원칙을 지키고 있는 다른 고급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고급 스포츠카 마세라티를 생산하는 피아트그룹은 현재 원가부담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내 생산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자국 생산공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롤스로이스나 페라리도 비슷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뮐러 CEO는 카이옌 해외생산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앞으로도 모든 포르쉐 차량의 디자인과 설계는 독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폭스바겐그룹의 모든 생산기지는 높은 품질기준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5% 늘어난 16만2,000여대의 차량을 판매해 폭스바겐그룹의 주요 수익창출원이자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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