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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감 고조에 적대적 M&A 불붙었다

올들어 25건 2,900억弗 시도

전체의 19%로 14년만에 최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 간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1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금융정보 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해 파악된 적대적 M&A 시도는 25건, 제안규모는 총 2,900억달러(약 295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전체 M&A의 19%를 차지하며 지난 2000년 이후 최대다.

적대적 M&A란 상호 합의와 정해진 절차에 따라 M&A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기업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경영권을 획득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FT는 적대적 M&A가 급증한 것은 기업들이 경기를 낙관해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인수를 통해 수익기반을 확대하고 체질을 개선하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빌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이 크게 늘었고 (저금리로) 차입비용이 줄었다"며 "경기개선 기대감이 큰 기업들이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많은 적대적 M&A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FT는 지적했다. 인수 대상 기업들 역시 경기를 낙관하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돼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영국의 경쟁업체 아스트라제네카를 1,23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가격으로 인수하려 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성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1월에는 미국의 차터커뮤니케이션도 미국 2위 케이블 업체 타임워너케이블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타임워너케이블은 425억달러에 컴캐스트에 우호적으로 인수됐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비카스 세스 글로벌M&A 공동대표는 "적대적 M&A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은 예술과 같다"며 "시도는 많아도 실제 성공하기까지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바이오 기술회사 밸리언트는 헤지펀드의 큰손인 빌 에커먼 등과 제휴해 보톡스 제조사 앨러건을 620억달러에 적대적 M&A하려고 하지만 앨러건의 저항이 완강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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