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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다양한 종도 만날수 있어
자연석으로 만든 28칸 농다리… 정철의 문학 숨쉬는 정송강사
김유신 탄생지 등 볼거리 다양
'에밀레종'이라 불렀다는 성덕대왕신종(국보 29호), 목숨을 구해준 선비의 은혜를 갚기 위해 제 머리로 종(치악산 상원사종)을 치고 죽은 까치 이야기, 가난해 노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자 아이를 내다 버리려 한 효자가 부처의 은덕으로 아이도 살리고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홍효사 석종 이야기….
진천종박물관은 흥미로운 설화를 비롯해 한국 범종의 역사와 특징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전시하고 한국 종을 연구ㆍ수집ㆍ보존할 목적으로 개관한 국내 유일의 종 전문 박물관이다.
2층 규모의 박물관은 외관부터 한국 종을 빼 닮았다.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듯한 유리 구조물은 종의 기본 형태를, 그 오른쪽으로 음파가 퍼져나가는 듯한 굴곡은 맥놀이를 형상화한 것이다. 맥놀이란 진동수가 다른 두 소리가 서로 간섭하며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현상으로 한국 범종의 특징이다.
전시실 입구에는 현존하는 고대 범종 가운데 가장 큰 성덕대왕신종(통일신라 771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았고 쇳물 주조 과정을 마치고 거대한 거푸집을 떼어내는 장면을 연출해 종의 탄생을 표현했다.
1층 제1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밀랍 주조 공법으로 복원ㆍ복제한 문화재급 고대 범종이 즐비하다. 통일신라ㆍ고려ㆍ조선을 대표하는 이 종들은 중요무형문화재 112호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 선생이 기증한 작품이다. 50여년 동안 만든 크고 작은 종이 무려 7,000여개에 이른다. 2005년 화재로 소실된 강원도 양양 낙산사 동종 복원도, 매년 1월1일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종 제작도 원광식 장인의 손을 거쳤다.
2층에는 한국 종 제작기법인 밀랍 주조 공법과 중국 남방 계통이나 일본 종 제작기법인 사형 주조 기법의 다른 점, 밀랍 주조 공법으로 종을 만드는 과정을 알기 쉽게 전시했다. 종과 관련된 설화, 지구촌의 종소리, 일상에서 쓰이는 다양한 종소리도 체험할 수 있다.
세계의 종 전시실도 볼 만하다. 인물 종, 데스크 벨, 유리 종 등 여러 가지 종을 매년 새로운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 전시는 한국의 범종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말안장에 장식해 말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를 내는 행진용 의례 종, 20세기 러시아의 토이 벨, 자명종 등 귀엽고 앙증맞은 종이 가득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도회에서 쓰던 가면의 축소품에는 장식용 방울이 있어 흔들면 딸랑딸랑 소리가 난다. 내부에 추가 있어 칵테일을 혼합하기 위해 흔들면 소리가 나는 셰이커, 붉은색 칵테일 잔 손잡이 아랫부분에 금속 추를 달아 마신 뒤 흔들면 소리가 나는 1960~1970년대 미국 제품도 인상적이다.
진천종박물관 관람 전후 들러볼 만한 연계 관광지로는 진천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사적 414호), 보탑사, 진천 정송강사(충청북도기념물 9호), 진천 농다리(충청북도유형문화재 28호), 진천 덕산양조장(등록문화재 58호) 등이 있다.
김유신 장군은 가야국 왕족 출신으로 아버지 김서현이 진천(옛 이름은 만노군)의 태수였다. 무덤이 경주에 있어 많은 이들이 탄생지도 경주라고 생각하는데 진천이 고향이다. 계양마을 입구 장군터라 불리는 곳에 1983년 유허비가 건립되었으며 태령산(해발 461.8m) 정상에 태실이 있다.
보탑사 3층 목탑도 빼놓을 수 없다. 1992년 불사를 시작해 1996년에 완공된 이 목탑은 황룡사 9층 목탑을 이어받았으며 내부 계단으로 1층부터 3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삼국시대 이후 단절된 '오를 수 있는 탑'의 전통을 현대에 재현한 것이다. 불사에는 한국 전통 건축의 대가 신영훈 대목장이 참여했다.
진천 정송강사는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1536~1593)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신도비가 있는 입구를 지나면 시비가 나오고 이어 사당과 유물 전시관이 있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산길을 조금 오르면 송강과 그 둘째 아들의 묘소가 위아래로 자리 잡고 있다.
돌을 깎거나 다듬지 않고 원래 모양 그대로 쌓아 만든 진천 농다리는 허술해 보여도 천년을 이어온 진천의 자랑이다. 10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총 28칸으로 구성됐다. 다리 건너 언덕을 오르면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와 산책로가 있다. 구불구불한 모양새 때문에 '지네 다리'라고도 불린다.
1930년에 건립된 덕산양조장은 양조장 건물로는 유일하게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단층 합각지붕 목조건축물이다. 지금도 3대째 가업을 이어 전통 막걸리를 만든다.
여행수첩 김유신 탄생지→보탑사→진천종박물관→진천 농다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김유신 탄생지→보탑사→진천 정송강사 둘째 날: 진천종박물관→진천 덕산양조장→진천 농다리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진천군 문화관광 www.jincheon.go.kr - 진천종박물관 www.jincheonbell.net - 진천 덕산양조장(세왕주조) www.icnj.co.kr ▲자가운전 정보 중부고속도로→진천IC→좌회전 후 성석사거리 우회전→벽암사거리 좌회전→백곡저수지 방향 직진→장관교 지나 좌회전 ▲ 주변 맛집 - 느티나무집: 민물매운탕ㆍ닭백숙, 진천읍 백곡로 (043)532-5534 - 보림숯불갈비: 숯불갈비, 진천읍 중앙서로 (043)532-0030 - 엄나무에걸린닭: 누룽지닭죽ㆍ누룽지오리죽, 진천읍 금사로 (043)532-8200 ▲볼거리 길상사, 배티성지, 진천 석장리 유적, 진천 이상설 생가, 초평저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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