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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바이러스' 확산에 울산 경제 먹구름

현대중공업 임단협 난항 속 그룹사 전반 노사관계 악화

KCC·울산여객·남성여객 등 지역내 파업 사업장 크게 늘어


경기침체로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노사관계가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자 멀쩡하게 보이던 관계사들도 노사관계가 악화되는 등 파업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이후 진행해 온 임금단체협상이 5개월째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4분기 1조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비상경영 모드로 전환해 어떻게 든 적자폭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노조는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만 5주째 이어가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중공업 그룹사나 인근 지역 기업들도 대화보다는 갈등이 표출되면서 바이러스처럼 노사갈등 상황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노조가 교섭 결렬 선언을 하면서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맏형격인 현대중공업 노사가 타결한 임단협 결과를 매년 비슷하게 따라갔지만, 올해는 타협이 늦어지다 보니 멀쩡하던 현대미포조선까지 노사갈등이 번지는 형국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서 나머지 그룹사은 그저 눈치만 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파업에 돌입하면 그룹사들도 도미노 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그룹과 연관된 사업장도 비슷한 처지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20여명은 지난 6월 중순 전면 파업과 함께 동부캠퍼스 본관 로비 점거에 들어갔다. 127일째 파업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노사도 통상임금 문제로 교섭 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4개월이 넘는 교섭 기간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달 찬반투표를 벌여 73.7%로 가결하는 등 쟁의행위 절차를 모두 밟아 언제든 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현대호텔 노사도 7월부터 13차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맏형인 현대중공업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그룹사 전체가 파업 도미노에 휩싸여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은 울산지역에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각각 서로 다른 이유로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파업 사업장이 늘면서 지역의 분위기가 어둡다"며 "현대중공업 노사가 먼저 원만히 임단협을 해결한다면 나머지 사업장도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별개로 같은 지역에 위치한 KCC울산공장 역시 통상임금 확대 등을 놓고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 14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전 조합원이 동참하는 추가 파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파업은 2000년 임단협 파업 이후 14년 만이다. 최근에는 울산여객과 남성여객 노조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버스 운행을 멈추고 파업한 데 이어 울산지역 7개 버스회사 노조가 내년 2월 말까지 임금인상 등 근본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3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불씨로 남아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분위기가 가라앉은 울산지역에 현대중공업발 파업 바이러스가 다른 기업으로도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내수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을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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