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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의 KCC언양공장이 30여년간 하천구역을 불법으로 점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당국인 울주군에서는 이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가 감사원의 지적에 뒤늦은 수습에 나서고 있어 '뒷북 행정' 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감사원과 울주군 등에 따르면 KCC언양공장은 태화강 인근 하천구역 내 토지 65필지 1만4,000여㎡를 지난 1981년부터 지금까지 무단으로 점용해 오고 있다.
KCC언양공장이 불법 점용한 면적은 전체 공장면적(6만800㎡)의 20%에 달한다. KCC언양공장은 불법 점용한 구역에 제품출하창고(2,700㎡), 마이톤공장(9,018㎡), 본관사무실(507㎡), 변전실(454㎡) 등 모두 10가지의 건축물을 짓고 사용해 오고 있다.
하천법에 따라 하천구역 내 토지를 점용키 위해서는 하천관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건축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하천점용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사용해 고정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사실은 지난 2월 실시된 감사원의 감사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울주군은 KCC언양공장에 시정을 요구했으며 5년치 변상금인 1억1,400만원을 부과했다. 30여년간 불법 점용했음에도 변상금이 적은 이유는 5년치만 소급해 변상금을 부과하도록 한 국가재정법에 따른 것이다.
울주군의 행정력은 도마에 올랐다.
매년 통상적으로 하천점용실태조사를 해오면서도 감사원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도 KCC언양공장의 하천구역 불법 점용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울산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수박 겉핥기'로 대충대충 해오던 것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며 "군에서 경계측량 등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KCC언양공장이 수십 년 간 있어온데다 지자체의 하천관리계획이 몇 차례 변경됐고 경계측량을 하는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울주군은 지난 6월까지 KCC언양공장에서 불법 점용한 하천구역을 원상복구하라고 했다. 하지만 KCC언양공장측은 원상 회복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KCC언양공장의 한 관계자는 "건축물들을 철거하게 되면 당장 생산 가동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KTX울산역세권개발계획에 따라 울산도시공사와 공장이전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장 원상복구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년째 답보 상태인 공장이전 문제와 관련해 KCC언양공장은 2,000억~2,500억원 규모의 현금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울산시 등은 공동개발을 제시하고 있어 양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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