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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도 "독립하겠다" … 이라크 분열 우려 고조

자치정부 바르자니 대통령 "혼란은 기회 … 주민투표 할 것"

ISIS공세로 최소 1,075명 숨져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이 수도 바그다드 턱밑까지 진격한 가운데 북부 지역 소수민족인 쿠르드족마저 독립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이라크의 분열 우려가 더욱 커졌다.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마수드 바르자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드인들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왔다"며 독립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2주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이라크에 살고 있다"면서 "이라크는 명백히 분열하고 있고 쿠르드인은 다가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KRG는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다. 바르자니 대통령은 "주민들이 '쿠르디스탄'을 독립국가로 만드는 데 반대하더라도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KRG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틈을 타 자체 정예군 조직인 페슈메르가를 통해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다투던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지역을 장악했다.

또 서북쪽 시리아 접경 마을인 라비아·동남쪽 이란 접경 마을인 잘룰라까지 장악하는 등 기존보다 40% 늘어난 지역을 관할하게 됐다.



바르자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며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압박했다. 그는 "(요충지인) 모술 지역을 수니파 반군에게 뺏기기 여러 달 전부터 알말리키 총리에게 경고했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바르자니 대통령은 시아파와 수니파 간 화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의 통치권에 대해 인정한다면 화해도 가능하지만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엔은 ISIS의 공세로 이라크에서 지난 5일 이후 17일간 최소 1,075명이 숨졌으며 이 중 대부분은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밝혔다.

본지는 그동안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를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로 표기해왔으나 외신과의 혼동을 막기 위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로 고쳐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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