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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지는 연준 금리 조기인상설

글로벌 경기 둔화·强달러에 유가 급락 부작용까지 겹쳐

인플레 상승률 기대 못미쳐 월가 '내년 10월 설'에 베팅


월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조기인상설이 급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순항하던 미국 경제가 역풍을 만난데다 유가 급락의 부작용으로 미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10월께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85.255로 전날의 85.915보다 하락했다. 조기 금리인상 전망이 약해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꺾인 것이다. 이날 미 국채 거래가격은 올랐다. 국채 시장은 연방 공휴일인 '컬럼버스데이'로 휴장했지만 CME그룹이 거래하는 올 12월 말 만기 10년물 미 국채 가격은 이날 오후5시께 액면가 1,000달러당 8.13달러가 상승했다. 11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 11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해외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경기부양책을 더 천천히 접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이 달러 가치 하락과 국채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비둘기파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3일 "미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이라며 "인플레이션 등이 연준 목표치 위로 올라갈 때까지 극도의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달러 강세가 미 물가하락이나 수출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연준 내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조차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바뀌려면 달러화 강세가 더 지속돼야 한다"면서도 "달러화 강세가 미 경제에 위험요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월가 역시 내년 4·4분기 금리인상설에 베팅하고 있다. 앞으로 나올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또다시 기준금리 조기 인상 우려가 커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연준 금리 추이를 예고하는 연방기금선물 추이를 분석한 결과 '내년 9월 이전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투자가들이 46%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두달 전만 해도 67%에 달했지만 10일 56%로 떨어졌다. 연준이 8일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주요국 경제둔화와 달러 강세가 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자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블룸버그의 분석에서 내년 10월을 금리인상 시기로 지목한 응답은 56%에 이르렀다. 연준이 내년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발표할 경우 재닛 옐런 의장이 시장의 추가 관심사를 직접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FOMC에서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은 3월, 6월, 9월, 10월 등 네 차례만 예정돼 있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면서 물가상승 때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물가연동채권(TIPS)에서는 자금이 속속 빠져나오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6주간 미국 TIPS에서 유출된 자금은 11억달러에 달했다. TIPS 시장 규모도 431억달러로 줄면서 4월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표인 10년물 BEI(명목국채 금리-TIPS 금리)는 1.97%를 기록하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밑으로 떨어졌다. 201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로이터는 "유로존 등 글로벌 경제둔화, 달러 강세와 유가하락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줄고 있다"며 "투자가들이 금리인상 전망 시기를 내년 여름에서 내년 9월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제유가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날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85.74달러를 기록했다. 올 6월 고점 대비 20%나 하락한 것으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조가 붕괴되면서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80달러로 내려가도 받아들일 수 있다"며 시장점유율 사수를 위해 증산을 결정했다. 12일 쿠웨이트와 이라크도 원유 공급가를 내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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