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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난 해소 급하고 南은 유연 대처… 관계개선 나설듯

■김정일 영결식 이후…남북관계는<br>조문 허용 남측 유화메시지 北도 조문단 극진 예우 등<br>경협 활성화 간접 시사 이산상봉 등 급진전 가능성<br>후계 안착·천안함 문제등 변수

2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을 기점으로 북한이 김정은 후계 체제가 본격화되며 꽁꽁 얼었던 남북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예고된다. 당장 김 위원장 사후 우리 정부가 정부 차원의 조의(우회적이기는 하지만) 표명은 물론 제한적인 민간조문단의 방북을 허용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며 이명박 정부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남북관계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할 여지가 있다"는 대북 메시지를 밝혔다. 현 정부가 집권 1년여를 남기고 그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남북관계에 대해 '출구전략' 카드를 뽑아 든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유화 제스처를 일환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조치를 내놓을 경우 남북관계의 깊은 골인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는 현 정부로도 부담"이라며 "임기 말 어떤 식으로든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당분간은 유연성에 좀 더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훈통치 기간 북한 남북관계 개선 나설 듯=유훈통치 기간을 맞는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 해소를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강성대국 원년을 선언한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관계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유화책을 내놓을 것을 보인다. 북한이 조문을 위해 방북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극진히 대접한 것도 남측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한은 29세 풋내기 최고권력자 김정은 체제 안착을 위해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 경색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든든한 지원 세력인 중국이 있기는 하지만 극심한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악화되는 만큼 가장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남북관계 개선 모색을 통해 남북경협 활성화로 경제부응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북 협력의 상징적 인물인 이 여사와 현 회장의 방북 조문을 수용한 것 자체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남북관계 변화 변수는 김정은의 권력장악=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이 김정일 시대는 지고 새로운 최고지도자 김정은 체제로 전환됐다는 명분하에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활성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대화를 먼저 제의한다면 남북관계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우리 정부도 요구하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실행에 옮기고 6자회담 재개에 나선다면 남북관계 개선 속도도 훨씬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위해서 해결돼야 할 변수가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 안착을 위한 권력장악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다. 한반도 주변 4강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대외적인 명분은 충분하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측근들을 통해 얼마나 확실하게 군을 장악하는 것이다. ◇천안함ㆍ연평도 문제 선결돼야=남북관계가 새 전기를 맞기 우리와 직접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악화된 국민감정을 감안해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풀린 후 남북교류를 제한한 5ㆍ24 조치 등의 해제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 또한 단기적으로는 힘들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소통채널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소장은 "5ㆍ24 조치의 급격한 해제보다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그 안에 있는 내용들 하나씩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장 상징적 방법으로 북측도 인정할 수 있고 인도적 해결이 가능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산가족 상봉 차원에서 함께 해나간다면 우리 정부도 명분이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선결조건으로 개성공단을 위시한 민간협력 확대를 꼽고 있다. 김 위원장 사후에도 개성공단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는데 이는 북한 역시 개성공단 사업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만큼 남북이 대화에만 나서면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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