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 3·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3.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 3.5%보다 0.4%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것이다. 올 2·4분기 성장률 4.2%를 합치면 2개 분기 평균치로는 2003년 하반기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소비회복 등에 힘입어 미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월가에서는 올 4·4분기 성장률도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일본 등의 경기침체나 달러화 강세 부작용 등으로 수출이 둔화되며 미 경제가 타격을 받을 조짐도 역력하다. 올 3·4분기 미 수출 증가율은 4.9%에 그치며 잠정치(7.8%)보다 크게 낮아졌다. 무역 부문의 3·4분기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1.32%포인트에서 0.78%포인트로 하향 수정됐다.
더구나 유로존·일본·중국 등이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본격화하면 달러화 강세를 더욱 촉발할 수 있다는 게 옐런 의장의 고민이다. 경제분석 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의 경우 이날 글로벌 수요감소와 미 달러 강세의 여파로 미 4·4분기 성장률이 2.2%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날 공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 지속이나 자산가격 조정은 미 경제회복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늦추거나 점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연준 위원들은 "해외 경제나 금융시장이 여건이 더 악화되면 미국의 중기 성장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은 벌써 다음달 16~17일에 열리는 FOMC 회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 종료 뒤에도 상당시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에서 '상당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경우 본격적인 금리인상 논의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