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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캣츠'

30년 사랑 받은 스테디셀러<br>더 화려해진 무대… 더 큰 울림과 감동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집채만한 크기의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인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정교한 분장을 한 고양이 35마리가 무대를 누빈다. 지난 1981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후 전세계적으로 30년 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영원한 스테디셀러 '캣츠(CATS)'가 무대에 올랐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와 1층 객석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들이 친밀하게 호흡할 수 있게 됐으며 2층에서도 고양이들이 갑작스럽게 출몰해 짜릿함을 전해준다. 화려한 무대 뿐아니라 여러 장르의 춤을 넘나드는 화려한 퍼포먼스도 다른 작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클래식ㆍ재즈ㆍ락ㆍ어쿠스틱 밴드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에다 발레ㆍ탭댄스ㆍ아크로바틱까지 다양한 춤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버라이어티 쇼는 마치 축제에 초대 받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사실 뮤지컬 캣츠는 태생부터 남달랐다. 대부분의 뮤지컬 창작 과정이 작사와 작곡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비해 캣츠는 유명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유년 시절 흥미롭게 탐독했던 T.S. 엘리엇(1888~1965)의 연작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뮤지컬로 만들기로 하고 연출가 트레버 번과 함께 작업했던 것. 총 15편의 시로 이뤄진 엘리엇의 원작 시집은 각기 다른 개성, 성격, 환경을 가진 재치 있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인생의 희로애락 드라마다. 고양이들의 대사와 노래에 담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철학은 캣츠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30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일 것이다. 배경은 1년에 한 번 있는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 볼'에서 환생의 기회를 얻을 한 마리의 고양이를 뽑는 특별한 날이다. 고양이들의 천국으로 갈 주인공으로 젊은 시절엔 누구보다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고 외로운 고양이가 되어 돌아온 그리자벨라가 선택되면서 막을 내린다. '그라울 타이거의 마지막 접전'이나 '폴리클 개의 행진곡과 함께 등장하는 피크와 폴리클의 무시무시한 전쟁' 등이 극중극 형식으로 삽입돼 박진감 넘친다. 특히 캣츠를 대표하는 뮤지컬 넘버 '메모리(Memory)'가 전하는 울림과 감동이 크다. '메모리'는 1막과 2막에 걸쳐 두 번 반복되는데 극의 진행에 맞춰 농도와 색감을 달리 부르는 게 포인트. 그리자벨라 역에 트리플 캐스팅 된 인순이ㆍ박해미ㆍ홍지민의 3인 3색 매력이 개막 전부터 이슈가 된 만큼 관객 취향에 맞춰 공연을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12월 말까지 샤롯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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