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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흑묘백묘론이 필요한 부동산 시장

지난 9일부터 시작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신청자가 이틀 만에 4,000명을 넘어섰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 대학가 인근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고 기숙사비보다 싸서 비싼 등록금과 하숙비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반응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자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대학생 주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공급물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주거 문제의 심각성은 비단 20대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30대는 주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수요층이지만 올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에서 30대의 86.9%가 내년 이후에 집을 사겠다고 답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물가 상승 등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 구입할 여력도 없기 때문이다.

수천~수억원의 은행 융자를 끼고 아파트를 겨우 장만한 40~50대는 또 어떤가.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대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면서도 "그나마 집 한 채 가진 게 어디냐"며 자위하던 표정이 나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집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경기 분당ㆍ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지역의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최근 4~5년 새 평형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3억~5억원가량 떨어졌다.



어느 세대라고 할 것도 없이 집 때문에 골머리를 썩여야 하는 이런 상황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과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여섯 차례나 대책을 내놨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웬만한 규제는 다 풀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과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시 묘수를 짜내야 한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일 수도 있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될 수도 있다. 더 이상 명분에 집착할 때도 아니다. 긴 겨울잠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깨워 서민과 중산층이 '집 없는 설움'과 '집 가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검은 고양이(黑猫)든 흰 고양이(白描)든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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