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렌치코트로 유명한 영국의 대표 의류 브랜드 아쿠아스큐텀이 17일(현지시간) 실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아쿠아스큐텀의 구조조정을 맡은 FRP어드바이저리의 제프 로리 관리자는 이날 "아쿠아스큐텀의 브랜드 가치와 오랜 역사를 지닌 유산으로서의 소중함을 살리기 위해 인수자와 조속히 협의를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아쿠아스큐텀과 달리 트렌치코트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온 버버리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WSJ는 버버리가 아시아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6%나 증가하는 등 두 업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브랜드의 운명이 달라진 결정적 이유는 아시아시장 공략 성패로 분석된다. 최근 유럽과 미국 명품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부분의 명품업체들은 중국을 비롯해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시장에서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버버리 역시 지난해 매출의 62%를 아시아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등 아시아시장에서 실적을 톡톡히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쿠아스큐텀의 경우 지난 2009년 아시아시장 사업권이 홍콩의 YGM트레이딩에 넘어감에 따라 아시아시장 공략의 기회를 사실상 잃은 것이 회사경영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현재 아쿠아스큐텀 인수자로는 아시아 지역 사업권을 가진 홍콩의 YGM트레이딩이 유력하다. YGM트레이딩은 18일 성명을 통해 "아쿠아스큐텀의 경영권을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쿠아스큐텀은 1851년 영국의 재단사인 존 에머리가 설립했으며 엘리자베스 여왕과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 등 유명인사들이 즐겨 입는 트렌치코트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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