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전장, 좁은 페어웨이, 까다로운 그린, 연장전은 다음날 18홀 경기로 결정되는 가혹한 규정으로 세계 톱 랭킹 선수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US오픈이 18일 시작된다. 올해 대회장은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주립공원골프장 블랙코스(파70)다. 2002년 US오픈에서 참가 선수 중 ‘골프황제’ 우즈만이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며 우승컵을 안았던 장소다. 하지만 올해 대회 주최 측은 코스를 더 험난하게 만들어 골프황제에게도 시련을 안겨줄 작정이다. ◇길어진 코스, 험난한 여정=선수들은 16일 연습라운드를 치른 뒤 한결같이 ‘코스가 길다’고 입을 모았다. 2002년과 같은 장소이지만 전장은 올해 212야드가 늘어 7,426야드로 구성됐다. 7번홀(파4)은 대회 역사상 가장 긴 525야드로 바뀌었다. 파5홀인 4번홀(517야드)보다 더 길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장타자’ 카브레라도 연습 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일이 많아졌을 정도다. 2002년 대다수 선수들이 페어웨이에 볼을 올리지 못했던 10번홀(492야드)은 길이가 오히려 더 늘었다. US오픈 대회 총괄책임자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티잉그라운드를 새로 만들어 코스 길이가 12야드가량 늘었다”며 “그러나 페어웨이에 볼을 올리지 못한다면 US오픈에 나올 실력이 못 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그린의 상태가 부드럽고 러프도 페어웨이에 가까운 쪽은 짧다는 점이 선수들에게 위안이다. ◇우즈, 2연패 달성할까=골프황제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우즈는 2주 전 US오픈을 대비한 성격의 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우승컵을 안으며 부활을 알렸다. “무릎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우즈의 말은 드라이버샷이 입증했다. 우즈는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87.5%라는 놀라운 드라이버샷 정확도를 선보였다. 코스 길이가 긴 블랙코스에서 거리와 정확도를 잡아주면 우승은 어렵지 않다. 대회장이 일반인도 돈을 내면 칠 수 있는 퍼블릭 코스라는 점도 유리하다. 우즈는 관중의 열기가 터져나오는 퍼블릭 골프장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우즈는 세 차례 US오픈 우승을 모두 퍼블릭 코스에서 차지했다. ◇코리안 브라더스의 활약 기대=올해 PGA 홈페이지는 위창수(37ㆍ테일러메이드)를 주목할 선수 10위에 올려놓았다. 위창수는 50~125야드 거리의 어프로치샷이 전체 PGA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퍼팅 수도 16위로 쇼트게임에 강하기 때문이다.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는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최경주는 올 시즌 스윙 교정의 후유증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굴을 드러낸 앤서니 김(24ㆍ나이키골프)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고 일본에서 열린 지역 예선에서 출전권을 딴 뒤 생애 처음 US오픈에 출전한 배상문(23ㆍ키움증권)은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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