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에서 대학 등록금 인하 방안을 놓고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의 의견에 구주류가 반대하면서 시작된 논쟁은 당정청 간, 당 지도부 간 엇박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여당의 입장이 갈팡질팡하는 것은 물론 신주류 지도부와 구주류 간 세력 대립 양상까지 보인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1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기여입학제를 등록금 부담 완화 방편으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다음주부터 국민공청회를 개최해 국민여론 수렴을 마치고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대학 등록금(에 대한 한나라당의) 방안을 확정짓겠다”면서 “그 후 정부와 협의를 거치고 야당과 다시 의논해 6월 중 등록금 완화 대책을 매듭짓고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의 ‘등록금 부담완화 태스크포스(TF)’ 소속인 나성린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정부 지원과 대학의 전입금 확대가 전제된 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여입학 학생을 정원 외로 뽑으면 다른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가난한 학생들이 등록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 황 원내대표와 시각차를 보였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밤 당정청 6인 회동에서도 정부와 이견을 보였다. 그는 고지서에 찍히는 명목 등록금의 단계적 인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 인하해 적어도 연간 350만원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언급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반대가 거셌다. 당 지도부 내부에서조차 엇박자를 빚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당 차원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은 공청회를 거쳐 이달 중으로 내놓으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당장 내주에 당의 방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임해규 정책위 부의장 겸 등록금TF 단장은 출장으로 회의를 열지 않아 황 원내대표가 화를 내기까지 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친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대학생들이 만족할 수 없거나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한 안으로 사회적 혼란이 더욱 가중된다면 적어도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정책팀들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주류 지도부의 리더십이 삐걱거리면서 잠잠하던 구주류가 반기를 들기 시작한 셈이다. "반값등록금 이행하라" 처절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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