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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손해배상 소송 봇물, 글로벌 은행들 '홍역'

안일한 경영에 주주 반발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는 글로벌 은행들이 여전히 안일한 경영행태를 보임에 따라 투자 손실로 큰 피해를 입은 주주와 고객들의 언짢은 심기가 폭발하고 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주주의 반발로 관련 정책이 변경되고, 고객의 소송 제기로 홍역을 치르는 글로벌 은행이 속출하고 있다. 영국의 대형 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자본 확충을 위해 중동 자금을 들여 오려다 주주에게 혼쭐나게 당했다. 바클레이즈는 당초 카타르홀딩스와 아부다비 왕족으로부터 70억파운드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는 주주의 우선매입권을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주식가치도 희석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바클레이즈 경영진은 뒤늦게 기존 주주에게 5억파운드 주식을 배정하고 올해 보너스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주주들의 화는 풀리지 않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금조달안건을 부결시키겠다는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이사진의 전면 교체도 주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공적자금 대신 중동 자본에 구애를 해 온 바클레이즈로서는 자칫하다간 유동성 위기로 내몰릴 처지가 됐다. 부자 고객들이 투자은행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최근 인도네시아 고객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고객은 메릴린치가 자신에게 알리지 않고 주식을 팔아 9,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UBS도 인도네시아의 고객과 86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중에 있고, 홍콩에서는 한 여성 기업인이 자신의 허락 없이 파생상품을 거래한 혐의로 골드만삭스를 고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법적 분쟁 증가는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투자위험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 등 고객 관리를 등한히 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유사한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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