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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음모론' 온라인서 급속 확산

"파산직전 4,000억弗 이스라엘로 빼돌렸다"<br>네티즌들 루머에 현혹<br>대화방등 비난글 쇄도

지난 6일(현지시간)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펄드 전 회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청문회장에 도착하자, 그의 뒤편에서 시민들이‘부끄러운 줄 알라(Shame)’는 피켓 등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블룸버그

리먼 브러더스가 지난 9월 파산 직전에 4,000억 달러를 이스라엘로 송금했다는 루머가 온라인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유대주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퍼져가는 이 같은 음모론의 골자는 리먼의 유대인 고위 간부들이 이스라엘로 도피하려고 고객들의 돈을 이스라엘의 3개 은행으로 분산 이체해 빼돌렸다는 것. 네티즌들이 이 음모론에 현혹되는 이유는 리먼이 지난 1850년 독일에서 미국에 이민을 온 유대인들이 설립한 투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대화방과 댓글 등에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유대인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하레츠는 금융위기에 대해 유대인들의 책임을 주장하는 논리들은 인종 주의적인 특색을 띠는 사이트에서 보이는 공통된 현상이지만, 최근 인기 있는 주류 인터넷 사이트들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번 음모론은 마치 워싱턴발 기사인 것처럼 작성돼 있는데다 본문에 4,000억 달러가 입금됐다는 이스라엘 은행들의 실명과 이스라엘의 범죄인 송환법, 이스라엘 은행들의 비밀엄수 조항 등이 그럴싸하게 녹아 들어 있어 일반인이 사실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고 하레츠는 지적했다. 음모론은 또 리먼의 증권업 부문 손실액이 4,000억 달러라는 블룸버그 통신의 진짜 기사를 인용, 마치 이 돈이 이스라엘로 빠져나갔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음모론이 처음 등장한 것은 언론인 출신인 제프 렌즈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이다. 지난 주 이곳에 게재된 음모론은 반유대주의 사이트들로 급속하게 옮겨졌고, 곧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독자란에도 올려졌다. 하레츠는 리먼 음모론이 9ㆍ11 테러 때 이스라엘의 정보 기관인 모사드가 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테러 당일 세계무역센터에 근무하는 유대인들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는 괴소문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유대인 단체인 반 비방연대(ADL)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웹사이트에서 반유대주의적인 댓글이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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