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리먼브러더스 등 3개 투자은행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말 1,600포인트를 웃돌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았다. S&P500지수 1,600포인트 돌파는 지난해 10월 전고점 1,565.15포인트를 뛰어넘는 것으로 지금보다 20% 이상 상승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투자은행의 이 같은 예측은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S&P500지수는 7일(현지시간) 4.91포인트 하락한 1,252.31포인트로 마감, 전고점에 비해 19.99% 빠지며 사실상 베어마켓(bear marketㆍ약세장)에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10개 월가 투자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주가전망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와 UBSㆍ도이체방크 등 3개 투자은행은 올해 말 S&P500지수가 1,600포인트를 돌파한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방키 차다 도이체방크 수석전략가는 올해 말 지수를 지난 6월 말보다 29% 급등한 1,650포인트로 제시했고 이언 스콧 리먼브러더스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27% 오른 1,630포인트로 예상했다. 데이비드 비안코 UBS 전략가도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S&P500지수가 이들의 전망대로 상승한다면 1982년 이후 26년 만의 최대 랠리가 된다. 3개 투자은행의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은 S&P500지수 기업들의 4ㆍ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50% 급등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3개 투자은행의 장밋빛 주가전망에 대해 월가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집값 하락이 멈추기 전에는 신용위기가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데 집값은 내년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발 경기둔화 압력, 즉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ㆍ저성장)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도 뉴욕증시 랠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의 S&P500지수는 기업 실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말 지수전망을 1,150포인트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메릴린치는 3일 보고서에서 주가전망이 워낙 불투명하다며 올해 말 주가전망을 제시하지 않은 채 1년 뒤 지수로 1,400포인트를 제시했다. 167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헌팅턴애셋자문의 피터 소렌티노 선임 매니저는 “그들의 전망처럼 낙관론을 주변에서 찾을 수 없다”며 하반기 랠리 가능성을 일축했다. 과거 베어마켓 이후 주가변동 사례와 비교해도 26년 만의 랠리가 연출되리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4ㆍ4분기 기업 실적이 50% 급등해도 올해 기업 실적은 2006년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베어마켓에 진입한 뒤 주가가 반등한 때는 3분기 연속 기업실적이 개선됐으나 현재는 그런 여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2ㆍ4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은 10~12% 하락, 4분기 연속 실적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2년 2ㆍ4분기부터 4ㆍ4분기까지 3분기 연속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23%나 빠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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