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전일 방공식별구역으로 전투기와 조기경보기를 출격시켰다. 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수호이-30, 젠-11, 쿵징-2000 조기경보기 등을 동원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순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3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한국의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 설정 이후 중국 공군이 이 지역에 순찰비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이 같은 군사행동은 한국과 미국ㆍ일본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불인정하며 B-52 전략폭격기에 이어 한국과 일본의 군용기들이 사전통보 없이 출현하자 방공식별구역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주변국의 불인정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양위진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미확인 항공기에 대해 식별ㆍ감시ㆍ통제ㆍ격추 등 단계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행동에 미ㆍ일도 군사행동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미일은 28일부터 센카쿠 주변 오키나와 해역에서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까지 참가시킨 대규모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양국은 전함 20척과 전투기 70대 등을 동원했고 이례적으로 언론에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잇는 해역에는 미국과 일본ㆍ중국의 항공모함 및 준항모급 4척이 모두 집결하며 3국의 해군 군사력이 서로 무력시위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은 훈련 중인 조지워싱턴호뿐만 아니라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선단을 거느리고 남중국해에 이미 포진했고 일본은 1만8,000톤급 준항모급 호위함 이세호를 필리핀 근해로 파견했다. 중국도 칭다오 기지를 출발한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2척의 미사일함과 2척의 호위함을 거느리고 대만해협을 거쳐 남중국해에 도착한 상황이다.
한편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외교적 후속조치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토통신에 따르면 전일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일본 겐바 고이치로 전 외상과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를 만나 방공식별구역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양측 군용기 간 예기치 않은 충돌을 막기 위해 공중 위기관리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교토통신은 이 같은 제안이 방공식별구역을 전제로 외교적 협상의 카드를 내놓으려는 중국 정부의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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