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모(59), 김모(49), 또 다른 김모(49), 이모(34)씨 등 피랍된 한국인 4명과 현지인 1명은 브라스섬의 현대중공업 건설현장에서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무장괴한의 침입을 받고 쾌속정(스피드보트)으로 납치됐다.
이들과 함께 피랍됐던 현지인 근로자 1명은 납치범들이 보트에서 하선을 요구해 수영을 해서 현대중공업 현장으로 바로 복귀했다. 당시 브라스섬에는 현대중공업 소속 한국인 근로자 6명이 체류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근로자를 납치한 무장괴한들로부터 아직 연락이 온 것은 없다”면서 “현재 접촉을 시도 중이며 납치 의도와 근로자가 어디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외교부와 현지 경찰, 주정부 등과 긴밀히 접촉해 이들 4명의 안전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 현장은 배관, 철골 구조물, 대형 모듈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보인다”면서 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근무중이던 근로자들을 납치해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확한 납치 이유나 납치 세력 등에 대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서는 금전을 요구한 피랍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돈을 요구한 납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납치된 근로자들은 섬을 떠나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 델타 인근의 내륙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교부와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나이지리아에는 현재 약 650명의 한국인이 체류 중이다. 이중 현대중공업 근로자는 38명이다.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등 11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 긴급대책상황실을 설치해 직원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제관공장 재건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바옐사주와 MOU를 체결한 뒤 일부 임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근로자가 납치된 것은 지난 4월 대우건설 근로자 1명이 납치됐다 10여일 만에 풀려난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한국인 근로자 납치 사건은 특히 2006~2007년에 집중됐다. 2007년 5월에는 대우건설 임직원 3명이 납치됐다가 석방 교섭 등을 통해 일주일 정도 뒤에 풀려나는 등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3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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