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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옛 소련권 6개국 편입 전략 수정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6개국을 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동부 파트너십’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지난달 28∼29일 EU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서 EU는 옛 소련권의 핵심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데 실패했다.

당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가 EU와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옛 소련권 6개국 중 우크라이나를 비롯,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4개국이 명시적으로 EU와의 협력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EU와의 협정 체결을 계기로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국가 모임)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EU는 빌뉴스 정상회의의 실패를 거울삼아 동부파트너십 확대 전략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EU는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 체결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의 석방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EU는 우크라이나가 티모셴코 전 총리를 석방하고 사법 체계 개선 등의 민주화 개혁 약속을 이행할 때만 협력 협정을 체결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압력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티모셴코 석방 문제로 EU가 압력을 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EU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기에 EU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석방 요구 철회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고 EU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EU는 또한 우크라이나를 설득할 수 있는 무기는 러시아의 경제 및 무역 제재로 인한 피해를 상쇄할 수 있는 EU의 경제적 지원이라고 보고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경제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EU는 우크라이나가 EU와 FTA를 체결할 경우 무관세로인한 이익이 연간 5억 유로에 달하고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이 6%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무역 제재와 천연가스 공급 중단, 혹은 가스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밖에 EU는 이들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압력을 줄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전망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내년 1월 말에 열리는 EU-러시아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옛 소련권 국가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EU는 또 내년 2∼3월에 우크라이나와 정상회의를 열어 협력 협정 체결 문제를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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