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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벨상의 나침반은 '호기심'
입력2011-09-28 17:36:01
수정
2011.09.28 17:36:01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한 '서울포럼2011'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단어는 다름아닌 노벨상이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와 지난 2008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 해양생물학연구소 석좌교수가 주요 패널로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당연했다. 이번 포럼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듯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나라 과학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해야 할 교과서적 문구처럼 굳어졌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대상에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을까 경계하며 과학자들을 여러 측면에서 평가하는 것 역시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이다. 또한 제품과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는 응용기술과 달리 연구의 성과를 평가하기 어려운 기초과학에서 노벨상은 모두가 인정한 권위 있는 평가기준이라는 점도 우리 과학계가 조바심이 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과학자들은 상보다는 호기심을 나침반 삼아 인류에 공헌한 과학적 발견을 해내왔다는 사실을 우리 과학계가 기억했으면 한다.
8월 한국을 찾았던 루이스 이그내로 미국 UCLA 교수(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연구를 시작할 때 노벨상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근원적 호기심이 내가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시모무라 석좌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연에 대해 연구할 분야는 아직 무궁무진하다"며 왕성한 호기심이 연구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노벨상에 대해 관심이 쏠리자 '서울포럼 2011'에 참가한 안드레 가임 교수는 토론 도중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노벨상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데 수상 자체가 아닌 호기심에 기반한 연구와 이를 통한 신기술 창출이 한국 과학의 목표가 돼야 한다. 걱정 말고 연구를 계속해라, 그리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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