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참석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리셉션은 말 그대로 양국의 미래를 위한 협력강화를 다짐하는 자리다. 여기에 두 정상이 참석했다는 것은 위안부 문제 등 그동안 한일관계를 짓눌렀던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협력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미래지향적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나가자"고 밝힌 것이나 아베 총리가 방일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양국 국민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다음 반세기를 향해 관계를 개선·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8월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정경분리 원칙이 세워진 이상 양국관계가 이전의 빙하기로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번 행사로 뻐걱거리던 한미일 3각 안보동맹의 재건이라는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로서는 아베 총리 방미 이후 서먹해진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기회다. 게다가 한일협력 강화는 동북아 문제 해결에 양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명분과도 맥이 닿아 있다. 과거사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의 걸림돌이라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틀을 통해 해소하려는 시도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가 새로운 양국관계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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