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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시못할 중국의 디자인 경쟁력
입력2006-11-27 16:35:20
수정
2006.11.27 16:35:20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계속된 ‘디자인코리아 2006’ 행사가 열렸던 중국 상하이. 행사 시작 첫날, 퇴근시간대인 오후6시를 막 지난 시각 상하이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2차선이든 8차선이든 할 것 없이 도로는 차들로 빽빽하게 차 있고 여기저기서 ‘빵! 빵!’ 하는 경적 소리가 높이 울린다. 이런 가운데 몇몇 배짱 두둑한 운전자들은 역주행을 서슴지 않고 앞 차들을 제치고 달려가는 ‘놀라운 수완(?)’까지 발휘한다.
국제적인 상업도시인 상하이. 상하이만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중국 평균의 5배가 넘고 인구는 1,300만명으로 서울보다 다소 많으며 면적은 무려 10배에 달한다. 그런 만큼 현지인들의 미래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는 디자인코리아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중국 관람객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의 디자인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반드시 덧붙이는 말이 ‘몇 년 후에는 중국 디자인이 한국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이 국가적으로 디자인 산업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자신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베이징ㆍ상하이ㆍ심천 등 5개 도시를 디자인 산업 전략도시로 육성하고 있는데다 시(市)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또 일종의 디자인 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창의센터가 전국적으로 30여개에 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디자인산업박람회를 열어 세계 유명 디자인 기관의 인사들을 대거 초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물론 삼성ㆍLG 등 대기업 제품들이 세계인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높은 디자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디자인 산업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전문업체와 종사자들의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 2,200여개 디자인 전문업체 가운데 연간 매출액 10억원이 넘는 곳이 50개도 안되는데다 연봉 1,000만원도 못 받고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부지기수다. 디자인 클러스터라고 이름 붙일 만한 곳도 제대로 없는 형편이다.
또 업종 내에서의 ‘빈익빈 부익부’도 심각한 수준으로 소리 소문 없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이러다가 디자인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역주행을 불사하며 차량을 추월하는 상하이 차들처럼 중국이 디자인 산업에서도 조만간 우리나라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기자의 우려가 단지 ‘기우(杞憂)’로 끝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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