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한국을 불행사회로 진단,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제시한다. 시대·감성·일류·인간·공감·이미지 등 14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 키워드마다 해당 영역에서 필요한 시스템의 재편과 개혁, 수정을 요구한다. 저자는"문명화 과정에서 자신들을 희생한 개인이나 가정을 위해 이번엔 국가·기업·사회가 희생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일본 도쿄대에서'탈민족주의의 국제 비교'논문으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평택대 교수로 재직 중인 사회학자가 한국사회를 해부했다.
저자는 책에서 문명푸어(poor)족으로 전락한 개인이나 가정은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해달라고 울부짖고 있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발전과 희망을 갖게 해달라는 미래형의 요구가 아니라 밀어닥친 위기에 신음하는 아픔을 치유해달라는 현재형의 구제요구라고 호소한다.
책 전반에 걸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여러 제언을 건네지만 구체성이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령"모두가 행복시대로 가는 길은 없는가 하는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저자는 이어 그 해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는 행복사회와 불행사회 둘로 나뉘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접점에서 제휴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즉, 좋은 조건이 적절하게 분배돼 행복을 낳고 동시에 나쁜 조건이 적절하게 분배돼 불행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가 행복사회라고 할 수 있다. 등수에서 밀려났다고 해서 영원히 밀리는 사회가 아니라 만회의 기회가 있고, 또한 만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위치에서도 희망을 찾아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가 행복사회다."
정작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 주진 않고, 이상적인 '행복사회'를 위한 큰 그림만 펼쳐놓은 듯한 느낌이다.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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