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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파운드=2달러' 시대 개막

사상최고 2.03弗까지 급등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대비 사상 최고인 2.03달러까지 치솟았다. 1파운드가 2달러 이상에서 거래된 게 벌써 보름째로 본격적인 ‘1파운드=2달러’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그러나 ‘강한 파운드’ 시대는 영국인들에게 빛과 그림자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보도했다.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대표적인 현상은 영국인들의 해외 여행과 쇼핑 등 실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과 영국에서의 판매가격이 차이가 난다. 음악파일 2만 곡을 저장할 수 있는 애플사의 ‘아이팟’의 경우 뉴욕에서 349달러지만 영국에서는 110달러가 저렴한 239달러에 팔린다. 해외여행 업체들도 신바람이 났다. 예약이 예년보다 15%가 증가한 것은 물론 문의전화로 전화통에 불이 붙었다. 영국 여행업체 베이케이션스 그룹의 리처드 윔스 본부장은 “미국 여행에 대한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며 “파운드가 2달러를 넘어서면서 사람들이 관심이 커지고 덩달아 문의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투자은행, 회계, 법률 등 영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의류와 컴퓨터 등 소비재 수입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수입품 가격의 하락은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고 있다. 반면 수출업체들은 수출 단가 상승으로 고생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수출업체들은 제조시설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며 파운드화 강세는 전반적으로 영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최대의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JCB의 경우 해외 공장을 건설해 제조 원가를 떨어트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단가 상승 분을 상쇄하고 있다. 파운드는 물론 유로화 강세로 원자재시장에서 값싼 원재료를 구할 수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해외 소비가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적자 폭이 증가하는 것도 강한 통화의 또 다른 이면이다. 지난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서비스 및 제품의 무역수지 적자 비중은 4.2%로 지난 1974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FT는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경제 불균형 상태는 해외 투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보완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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