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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 '나눔의 도서관' 건립 앞장

오지 여행가 김형욱씨

김형욱

"텅빈 책장에 책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 꿈입니다." 오지 여행가이자 사진작가인 김형욱(30)씨는 무작정 길을 떠났던 20대 무모한 여행길에서 평생의 꿈을 찾았다. 2005년 유라시아 자전거 횡단길에 나선 그는 파키스탄에서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어 절망하던 차에 환하게 웃는 파키스탄 아이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발견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견디기 어려웠을 때 만난 아이들은 모두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며 "외지 사람들은 넉넉지 못한 환경 탓에 그들이 불행할 것이라 단정하지만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그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그가 2007년 네팔의 한 마을에서 만난 가족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은 올 8월 제 4회 내셔널 지오그래픽 국제 사진 공모전 인물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내친김에 오지마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감동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 에세이 '손끝에 닿은 세상'(글로세움 펴냄)을 최근 출간했다.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는 것을 알게 된 그는 희망을 보여준 아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2008년부터 도서관 꾸미는 일을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도서관의 의미는 번듯한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평생 할 일이라 생각하고 도서관 1,000개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스스로 정했다. 혼자서 일을 시작해 주위에서는 미친 짓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가 꿈꾸는 나눔의 기적은 인터넷에서 먼저 일어났다. 인터넷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희망의 편지를 읽은 사람들이 책ㆍ학용품ㆍ장난감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네팔의 산간마을 마셀에 그 기적은 전해졌고, 그는 한국에서 보내준 책과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오지 아이들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렸다.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에게 세계는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나의 꿈을 찾아준 아이들을 도와주는(helping)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그들과 함께 나누는(sharing)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과 학용품을 보내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책이 무거워 물류비가 너무 높다는 것. 혼자 300㎏이 넘는 책보따리를 들고 네팔에 직접 전해는 데 물류비만 300만원을 지불했다는 그는 "국내에서 책이나 장난감을 모으는 데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겼지만 물류비가 만만치 않아 걱정"이라며 "이것만 해결된다면 더 많은 책을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책을 더 많은 보낼까를 고민하는 그는 그동안 촬영한 사진을 모아 수도권내 공공도서관에서 전시를 하고, 공연과 전시를 곁들인 후원의 밤을 열기도 한다. 1월 17일에는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어린이들과의 나눔을 위한 두번째 후원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영어책만 보내지만 네팔에서 태권도 사범이 300여명 활동하는데 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된다면 한국어 책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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