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남편을 여의고 포목점을 꾸리며 자식들을 키워온 80대 할머니가 불우이웃돕기에 1억원을 쾌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사당동에 사는 권선애(84) 할머니. 권 할머니는 5일 서울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를 방문,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 아동, 독거노인을 위한 후원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권 할머니는 6ㆍ25 전쟁 때 남편을 잃은 뒤 시집올 때 가져온 혼수천과 옷가지를 내다파는 일로 대전에서 포목상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ㆍ부산 등으로 옮겨 다니며 온갖 고생을 겪었던 권 할머니는 35세 때 홀로 상경,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이미 지난해 수해의연금으로 500만원을 기부하는 등 틈틈이 선행을 베풀어온 권 할머니는 그동안 주위로부터 받은 도움을 베풀겠다는 생각으로 1억원을 선뜻 쾌척했다. 권 할머니는 “젊은 시절 워낙 고생을 많이 해 어려운 이들의 힘든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파 언젠가는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살았다”며 기부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권 할머니는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살 만하고 죽기 전에 뭔가 좋은 일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기부한 돈은 1년 전부터 틈틈이 쪼개 모아왔다”고 말했다. 이미 환갑을 넘긴 권 할머니의 큰 딸은 기부하는 자리에 참석해 “남들은 섭섭하지 않냐고 하는데 이만큼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어머니께 감사한 일”이라며 “좋은 일에 쓰이는 거라 조금도 섭섭하지 않다”며 즐거워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1억원을 쾌척한 권 할머니에게 적십자회원 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여하고 기부금을 권 할머니의 뜻대로 소년소녀가장과 불우아동ㆍ독거노인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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