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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름 화랑가 수놓다

디카 대중화·작가들 참신한 시도로 시장 연평균 25%씩 눈에 띄게 성장<br>에반스 회고전·한국전쟁·전통경관 등 주제·작가별로 다양한 사진전 잇따라

박형근 '전라남도 담양군 소쇄원'

고정남 '서울시 창경궁'

워커 에반스 '오두막집(Cabin)'

올 여름 화단은 사진 전시가 점령했다고 할 정도로이 풍성하다. 전통적으로 여름철은 화랑가의 비수기로 분류돼 왔으나 2000년대 이후 세계 사진 시장이 성장하자 국내에서도 ▦디지털카메라 보급 등 사진 향유인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아파트 등 서양식 현대 주거에 어울리며 ▦사진 작품의 매끄러운 표면이 더위를 잊을만한 청량감을 제공하는 등의 특징에 힘입어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시장 '청신호' 전망=세계적인 미술시장 집계사인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사진 시장은 1999년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커졌고 지난해 금융위기 직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회화ㆍ조각의 연평균 성장률 15%보다 높은 수치다. 인터알리아의 김윤경 문 컨설턴트는 "경기 불황으로 시장 경제가 하락세일 때도 고가의 회화ㆍ조각에 비해 사진은 하락세가 둔했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사진 시장의 규모는 전체 미술시장의 1~2%로 미미한 수준이다. 아트프라이스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미술경매시장 거래액 37억 달러(한화 약 4조5,000억원) 중 사진은 1.55% 규모였다. 서울옥션, K옥션 등의 국내 사진 시장 역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진작품이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인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의 경우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분기별 1회 이상 여는 사진 경매인 '파리포토', '런던포토' 등의 사진 전문 아트페어에서 사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내 유일의문 페어인 '서울포토' 역시 참여작가ㆍ화랑 수가 증가세이며 지난 4월말 행사에는 3만5,000여명 관람객, 5억7,000만원 규모의 거래 성과를 거뒀다. 사진 매체에 대한 대중의 친숙함과 작가들의 참신한 시도도 성장 엔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작가로는 배병우ㆍ구본창ㆍ김아타 등이 세계무대에서 활동중인데 배병우의 '소나무'는 2001년 서울옥션 경매 당시 낙찰가가 120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3,000만원 이상에 거래돼 10여년새 20배 이상 가격이 치솟았다. ◇주제별ㆍ작가별 다양한 사진전=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은 워커 에반스의 1930~40년대 사진을 중심으로 한 140여 점을 회고전 형식으로 19일부터 9월4일까지 보여준다. 사진 애호가들이 특히 좋아할 전시다. 세종로 일민미술관은 전통경관과 문화재, 풍속을 소재로 한 '격물치지'를 오는 18일부터 8월22일까지 연다. 강제욱ㆍ구성수ㆍ금혜원ㆍ박형근ㆍ장용근 등 11명이 8개월간 촬영한 사진 1,000여점의 일부가 전시된다.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는 한국전쟁의 재해석을 주제로 한 '경계에서'가 25일 개막한다. 주명덕ㆍ강운구ㆍ구본창ㆍ이갑철ㆍ최광호ㆍ오형근ㆍ고명근ㆍ원성원ㆍ난다ㆍ백승우 등 국내 사진 시장에서 '꼭 기억해야 할' 주요작가 10명이 세대를 초월해 참여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미국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만 레이를 위시한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8월1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역대 퓰리처상 보도사진 부문 수상작전(22일~8월29일)을 연다.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내 일우스페이스에서는 유망작가 백승우의 북한을 주제로 한(~7월7일)열리며문화랑 갤러리룩스에서는 사진에 회화적 기술을 도입해 현대적 사진을 만드는 김홍석, 문미영 등 4명의 '달라진 사진들'(~7월5일)이 열린다. 또 여름철의 원조격인 가나아트센터의 '포토페스티벌'은 8월6~29일, 강원도 영월의 제 9회 동강국제사진제는 7월 23일부터 8월22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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