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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1914~1965)은 1950~1960년대 흔히 볼 수 있었던 거리의 행상들을 자주 그렸다. 그의 '노상' 연작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앞에 좌판을 펼치고 바닥에 앉은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각 받침대 위에 걸터앉아 물건을 팔고 있다. 박수근의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존 릭스(John Ricks)의 소장품으로 그가 한국을 떠나 홍콩과 호주에서 근무할 때도 항상 사무실에 걸어 두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군속으로서 반도호텔에 사무실이 있던 존 릭스가 1954년에서 1956년 사이 우리나라에 체류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의 제작 시기는 1955년 전후로 추정된다. 존 릭스는 박수근에 대해 "말이 없는 젠틀맨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작품을 포함해 총 120여점의 박수근 작품을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서 만날 수 있다.
/글·사진=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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