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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간 물밑논의 진전 시사…환율전쟁 막을 '서울합의' 기대

[MB, G20관련 기자회견] "가이드라인 구체화" 발언 배경<br>"개도국 자생력 키울 100대 행동계획 마련 예정"<br>한국 주도한 의제 성과…국제사회 리더십 커질듯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서울 G20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환율 가이드라인 설정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내외신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가이드라인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함에 따라 오는 11~12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주요국 간의 환율갈등을 획기적으로 완화시킬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번 G20 서울 회의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기한 개발의제에 대해 "개도국이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 100대 행동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G20 서울 회의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 대한 지도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전쟁 '서울합의' 낙관적=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의 환율공조 여부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EUㆍ중국ㆍ일본 등 주요국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환율전쟁'을 종식시킬 해법으로 제시된 경상수지 관리제의 '예시적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s)'에 대해 보다 진전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G20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참가국들이 환율 문제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G20 정상회의에서도 미국과 유럽ㆍ중국 등 첨예하게 대립된 나라도 경주합의 정신에서 자유롭게 한걸음 더 나아가 토론ㆍ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환율 갈등의 해법 마련에 낙관적인 전망을 밝힘에 따라 지난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주에서 G20 재무장관들은 각국의 경상수지 규모가 과도한 수준인지를 판단할 기준인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정상회의에서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불균형 문제에 있어서는 소위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다소 정상 간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해 이 부분과 관련된 구체적인 물밑논의가 G20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정부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기 위해 회원국과 막판 의견조율에 나선 상태다.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방안으로는 수치목표의 제시와 국가 간 목표 제시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수치목표는 이미 이 대통령이 지난주 베트남 방문기간에 "수치목표 논의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구체적 진전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9일부터 열리는 G20 셰르파(교섭대표)와 재무차관회의에서부터 '서울선언'에 담길 가이드라인의 수위를 가급적 높일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경상수지 폭을 제한하는 방안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경상수지 규모를 양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과도한 대외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내놓고 의견을 조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개발의제 '100대 행동계획' 합의될 듯=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을 통해 "서울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와 개발의제에 있어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코리아 이니셔티브'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일문일답을 통해 100대 행동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제시한 개발의제의 뚜렷한 결실을 맺게 됨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지도력이 한층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개발의제는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새로 추가한 의제로 개도국에 대한 지원방식을 상세히 정해 G20 차원에서 '다년간 행동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으로 개도국의 개발원조 방식을 기존의 자금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도국의 자체 성장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돼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의 단순한 재정적 원조를 넘어 개도국이 성장잠재력을 키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100대 행동계획을 통해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최빈국이 성장하는 것은 빈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빈국 경제가 성장해 수요를 창출하면 선진국에도 도움이 된다"며 "세계경제를 지속적으로 균형되게 성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도 서울 정상회의의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국제사회에 확고하게 각인시킬 계획이다. 이날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정상회의에서 우리는 그간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추가한 의제, 즉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와 개발의제에 있어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대출제도 개선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위기 이전에 필요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IMF 지원방식을 바꾸기로 했다"면서 "이는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획기적인 변화이며 서울 정상회의의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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