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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 봇물… 10% 수익 가능할까

업체마다 "제주 관광객 급증으로 안정 수익" 유혹

공급과잉 우려 만만찮아 입지·운영업체 따져봐야

서울 서초동에 짓고 있는 제주 분양형 호텔 모델하우스 공사 현장.


"1억~2억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첫 1년 동안은 11%의 수익률을 보장해드립니다."(제주 A호텔 분양 관계자)

요즘 서울 강남 일대에 위치한 모델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상품은 분양형 호텔 일색이다. 줄잡아 10여곳에 이른다. 분양형 호텔은 개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객실을 분양한 뒤 운영 수익금을 매달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난 2008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후 한동안 공급이 뜸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 봇물을 이루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 받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대안 투자상품으로 떠오른 것. 단 1%라도 더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인 투자자들로서는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일각에서는 과열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공급이 잇따르고 있는 분양형 호텔들이 저마다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내세우며 수익형 부동산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분양을 시작한 '제주 라마다 서귀포호텔'은 2개월 만에 100% 계약을 달성했고 지난달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리젠트 마린 제주호텔' 역시 한 달도 안 돼 327실 중 70%가량인 200여실을 팔아치웠다. 240실 규모의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도 분양 3개월여 만에 완판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분양형 호텔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업체들이 제시하는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최초 1년간 실투자금 대비 연 11%(담보대출 이자 연 5% 적용시) 또는 분양가의 8%대 확정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확정 수익률 보장 기간이 2~3년인 곳도 있다. 수도권 오피스텔의 연간 수익률이 5%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에 이르는 수익률이다.

업체들은 외국 관광객 급증으로 안정적인 운영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분양형 호텔이 집중 공급되고 있는 제주도는 관광객 수가 연 평균 10% 이상 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도 관광객 수는 2008년 582만명에서 △2010년 758만명 △2011년 874만명 △2012년 969만명 △2013년 1,085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 속도 못지않게 제주도 내 숙박업소도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객실 점유율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0년 109곳 1만2,942실이던 제주도 내 관광숙박업소는 올 1월 말 현재 201곳 1만6,721실로 29%나 늘었다. 여기에 2012~2013년에 사업승인을 받은 곳만 231곳 1만4,079실에 이른다. 더욱이 이는 분양형 호텔이나 모텔 등 일반숙박업소를 제외한 수치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도내 관광호텔의 객실점유율이 80% 안팎으로 양호하지만 최근 2~3년간 공급이 크게 늘어나 수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분양형 호텔 분양업체 관계자는 "제주도의 관광숙박업소 중에는 가족호텔이나 호스텔 등 소규모 시설이 많고 노후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시설이 좋고 가격도 저렴한 신축 비즈니스급 호텔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분양형 호텔 역시 다른 수익형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분양가의 적정성과 입지 경쟁력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확정 수익률 보장 기간이 지난 뒤에도 7~8%대 이상의 투자수익을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운영업체(위탁법인)의 역할이 크다"며 "분양 받기 전에 시장 평판이 좋고 호텔 운영 노하우가 있는 업체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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