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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죽는 대마였다

제6보(70~84)



원래 우변은 흑의 집이 될 공산이 큰 지역이었다. 그런데 백이 그곳을 억지로 점령해 버렸다. 흑이 얻어낸 것은 중원쪽 흑대마에 대한 공격권뿐이다. 이세돌로서는 중원쪽 백대마를 살리기만 하면 성공이다. 과연 사는 수가 있을까. "못 살 것 같은데요."(옥득진5단) "쉽게 죽지는 않겠지."(서봉수) 이세돌은 일단 백70으로 젖혀 본다. 흑71로 올가미를 씌운 것은 예정 코스. 이세돌이 백72로 기어 나왔을 때가 기로였다. 검토실의 원성진과 한상훈이 '백대마 함몰'의 가상도를 완성했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5가 그것이었다. "사망입니다."(한상훈) "탈출로가 없어요."(원성진) 점심시간이 되었다. 구리는 실전보의 흑73으로 튼튼하게 연결해놓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검토실의 서봉수, 원성진, 한상훈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이없는 실소를 했다. 구리의 결정적인 실착이었다. 잡을 수 있는 대마를 그냥 살려주게 된 것이다. "구리가 대마 대신에 점심을 먹고싶었군."(서봉수) 오후의 대국이 속개되었다. 이세돌은 백74로 뒷맛을 붙여놓고서 78로 나왔는데…. "세돌이형이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 모양입니다."(원성진) 백78로는 참고도2의 백1로 붙이는 것이 맥점이었다. 그랬더라면 쉽게 수습이 되는 대마였다. 실전은 백이 흑 한 점을 따내긴 했지만 여전히 미생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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