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2로 붙인 수가 짜릿짜릿한 맥점이었다. 참고도1의 흑1로 내려설 수가 없다. 백2 이하 8의 묘수가 있어서 분단된 흑이 모조리 잡히는 것이다. 여기서 목진석은 더욱 기묘한 맥점을 찾아내어 관전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흑23의 건너붙임이 그것이었다. 참고도1의 백1로 차단하면 흑2 이하 6으로 백이 걸려든다. 이세돌은 흑23을 외면하고 24로 몰았는데 25로 한번 더 활용한 수순이 멋지다. 백26의 굴복은 최선. 이 수로 24의 왼쪽에 올라서는 것은 우상귀 방면의 백이 미생이므로 무리. 결국 흑은 27로 관통하고 백은 우하귀를 살리는 것으로 절충이 이루어졌다. 흑29로 가만히 1선에 내려선 수를 보고 김성룡 9단이 큰 목소리로 지탄을 했다. “뭐야! 진석이가 여기까지 올라오느라고 지쳤나? 왜 눈을 번히 뜨고 손해를 보고 있지? 만약 미세한 계가바둑이 되면 이 수가 패착의 누명을 쓰게 될 거야.” 흑29로는 참고도2의 흑1로 젖혔어야 했다. 백은 2 이하 8로 둘 수밖에 없는데 실전은 백이 29의 위에 막게 될 공산이 크므로 여기서 4집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 김성룡의 분석이었다. 다행(?)히도 이 바둑은 불계로 끝나 흑29는 패착의 누명을 벗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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