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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5월8일] 라부아지에

무엇이든 재고 달고 적던 소년이 화학을 관념에서 과학으로 바꿨다. 물과 공기의 성분을 정확하게 규명해낸 근대화학의 아버지, 앙투안 로랑 라부아지에 얘기다. 변호사이자 지질학자ㆍ행정공무원으로도 이름을 날렸지만 악덕 세무징수원이란 죄목으로 길로틴에 목이 잘린 인물이다. 파리의 부유한 법률가 집안에서 1743년 태어난 그는 가업인 법학보다도 과학에서 주목을 끌었다. 오로라현상 연구와 프랑스 지질도 제작, 물의 성분 규명으로 25살에 과학아카데미의 준회원 자격을 얻었다. 연구에 탄력이 붙은 계기는 15살 연하였던 13살짜리 신부 마리 안과 결혼. 어린 신부는 공동연구자이자 조언자, 기록자였다. 유명 화가에게 개인교습받은 그림 실력으로 남편의 실험 과정을 그리기도 했다. 라부아지에를 유명하게 만든 연소이론(산소의 존재 발견)도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나왔다. 연소이론은 새로운 기호를 도입한 ‘화학명명법’, 최초의 화학전문서인 ‘화학교과서’ 등과 더불어 18세기 화학혁명을 이끌었다. 라부아지에는 공직에서도 미터법의 확산과 농촌 생산증대라는 업적을 남겼다. 화학위원회 탄약국장으로 재직하며 화약의 폭발력을 키워 소총의 사정거리도 늘렸다. 1789년 혁명이 일어나자 파리시 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재정 개선방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화학자로서, 공직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를 나락으로 끌어내린 것은 돈. 세금을 대신 받아내는 징세청부업자로 일하며 연간 10만프랑의 부당이익을 취하는 악질 징세청부업자였다는 점 때문에 혁명위원회에 고발돼 1794년 5월8일, 길로틴에 의해 목이 잘렸다. 라부아지에 사형 이후 대륙의 화학ㆍ과학연구 중심은 프랑스에서 독일로 넘어갔다. 라부아지에의 미망인도 영국출신의 독일귀족이자 화학자 럼퍼드 백작과 재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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