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을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케리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란과 북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 의회가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 대응을 승인하지 않기를 바라는 세력이 있다”면서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이란에게 우리의 의도를 오인하도록 만들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도 우리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면서 동요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아사드 정권에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가 수백 년간 지켜온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와의 전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화학무기 사용을 차단하길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 등의 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신뢰도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이글 장관은 “행동하길 거부한다면 미국이 동맹을 상대로 내놓은 다른 안보 약속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말은 중요한 의미를 가져야 한다”며 군사개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엄청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주한미군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최근 방한기간에 김관진 국방장관과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ㆍ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시리아는 물론 이란과 북한, 헤즈볼라, 알카에다 등에 무분별한 화학무기 사용은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군사개입을 지지했다.
이밖에 케리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해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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